KAL '특급 비즈니스호텔' 이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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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당 설치비용이 1억원인 일등석,170도로 젖혀지는 비즈니스석,주문형 오디오·비디오(AVOD) 시스템이 갖춰진 이코노미석…. 전 좌석에서 유무선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위성전화도 걸 수 있는 여객기.대한항공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비즈니스 최적형' 첨단 항공기의 주요 설비다.
7일 인천공항 내 대한항공 정비기지.B777-200ER기에 오르자 승무원들의 자랑이 쏟아진다.
"이젠 기내에서 주무시면 그만큼 손해지요.
모든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있고요.
좌석도 한결 편안해져서 도착하자마자 업무를 보더라도 피로를 못 느끼실 겁니다."
이 항공기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창립 35주년때 도입을 약속한 기내 시트 업그레이드와 첨단 서비스가 모두 적용된 것.기존 항공기 내부와는 분위기부터 판이하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의 시트는 청자색,일반석은 감색과 초콜릿색으로 전면 교체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좌석은 코쿤(Cocoon·누에고치)형으로 제작된 일등석과 한층 넓어진 이코노미석.180도로 젖혀지는 일등석에는 앞쪽에 한 사람이 걸터앉을 수 있는 크기의 발 받침대까지 마련돼 있다.
이 좌석 1개를 만드는데 투입된 돈은 1억원.키가 2m가 넘는 승객도 아무런 불편없이 누울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모니터의 크기도 기존 4인치에서 15인치로 커졌다.
이코노미석도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대한항공 승객들은 좁디 좁은 좌석에 앉아 항공사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맨 앞좌석이나 천장에서 내려온 모니터를 통해 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된 이코노미 좌석은 한층 넓어진데다 AVOD 시스템과 인터넷 환경이 일등석,비즈니스석과 동일하게 갖춰졌다.
승객들은 개인별 모니터를 통해 영화(41편),음악(1220곡),단편물(60편),게임(20종) 등을 마음대로 골라 즐길 수 있다.
인터넷 이용료는 3시간 이내 14.95달러,3∼6시간 19.95달러,6시간 이상 29.95달러로 책정됐다.
강영식 정비본부장(전무)은 "시트의 두께를 줄이면서도 인체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좌석을 도입해 무릎에서 뒷자석까지 넓이가 실제로 5cm나 넓어졌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동일한 사양을 갖춘 항공기 1대를 도입해 미주노선에 추가로 투입한다.
연말까지는 대당 70억원을 들여 B747-400 5대를 이런 식으로 개조할 예정이다.
또 2007년 말까지 2000억원을 투입,미주 유럽 대양주 등을 오가는 B747기종과 B777기종 전체로 이 같은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