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진통제 아스피린 혈전증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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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의 한 학자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린 뒤 사망한 것은 과다 출혈 때문이 아니라 혈전증(血栓症)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자세로 장시간 묶여 있던 결과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생긴 혈전(피떡)이 폐와 심장혈관을 막아 숨을 거뒀다는 주장이다.
혈전은 원래 혈관이 파괴될 경우 출혈을 막기 위해 혈소판이 응집해 생기는 덩어리다.
그러나 혈관이 손상되지 않더라도 예수처럼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동맥경화 등으로 피가 잘 통하지 않을 경우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히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혈전증이다.
혈전은 관상동맥에서 발생하면 심근경색,대뇌로 가는 동맥에서 발생하면 뇌졸중을 일으키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혈전의 생성을 막기 위해서는 항혈소판제,항응고제,혈전용해제 등 3가지 종류의 치료제가 주로 사용된다.
항혈소판제는 혈소판이 응집하는 것을 억제해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약으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아스피린을 들 수 있다.
흔히 해열진통제로 알려져 있는 아스피린은 100㎎의 저용량을 매일 복용할 경우 아세틸살리실산 성분이 체내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억제해 혈전의 생성을 막아준다.
아스피린은 속쓰림 등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러한 부작용을 개선한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바이엘의 아스피린 프로텍트 등 장에서 용해되는 장용정 제품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아스피린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사노피신데라보의 플라빅스가 주로 쓰인다.
이 제품은 아데노신2인산(ADP)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한다.
뇌졸중,심근경색 등의 재발을 막는 2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장기간 복용할 경우 백혈구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항응고제는 이미 형성된 혈전이 커지는 것을 억제하는 약으로 와파린이 대표적이다.
제일약품의 쿠마딘 등 와파린 제제는 비타민K의 합성을 억제해 피가 응고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기 때문에 심부정맥혈전증,폐색전증 등 치료에 널리 사용되나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36~48시간가량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혈전을 신속히 조절하기 위해서는 주사제인 헤파린을 사용한다.
이 약은 인체단백질인 안티트롬빈Ⅲ 성분이 피브린을 만드는 트롬빈의 기능을 억제해 항응고작용을 한다.
항응고제는 항혈소판제와 달리 과량으로 투여할 경우 장기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투여량 조절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최근에는 출혈의 위험을 줄인 경구용 항트롬빈제가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간독성 등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전용해제는 혈전을 녹이는 제제로 조직플라스미노젠활성화인자(tPA),유로키나제,스트렙토키나제 등 인체단백질 성분을 주사로 투여한다.
급성심근경색,급성폐동맥색전,인공심장판막혈전,허혈성뇌졸중 등에 주로 사용된다.
혈전용해제 역시 항응고제와 마찬가지로 장기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숙련된 의사에게 관련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손기호 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