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조직으로 분화되는 '맞춤형' 성체줄기세포로 기존 줄기세포치료보다 나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새 치료법이 올 가을 국내에서 시행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이뤄진 줄기세포 치료는 분화되기 이전의 거의 비슷한 중간엽 성체줄기세포들을 활용해 여러 종류의 질환을 치료한 데 비해 새로 선보일 치료방법은 신경세포,췌장베타세포,간(肝)실질세포로 분화될 성체줄기세포를 환부에 투입하는 방식이어서 특정 질환을 보다 강도 높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의대 박국인 소아과 교수(사진)는 9일 "유산된 태아의 뇌나 척수에서 신경줄기세포를 분화·증식시킨 다음 이를 환자의 뇌나 척수에 주입,뇌성마비나 척추손상을 치료하는 연구자 임상을 오는 가을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신경세포에서 신경줄기세포를 유도한 만큼 기존 중간엽 성체줄기세포 치료보다 신경끼리 훨씬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아주대 가톨릭대 조선대 울산대 한양대 등에서 골수나 탯줄혈액에서 중간엽 성체줄기세포를 뽑아 뇌졸중 척수마비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해왔다. 중간엽은 신경 뼈 연골 지방 등 여러 가지 조직으로 분화되는데 이를 활용한 기존 치료는 목적한 대로 분화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환자의 조직과 이식한 성체줄기세포가 완전하게 융화되지 않아 치료효과가 미온하고 일시적인 한계가 있었다. 연세대 김경식 일반외과 교수도 간에서 간세포로 분화되는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해 선천성 간대사이상질환이나 알코올성 간경변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내년 초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이 분야에서는 그동안 배아줄기세포나 탯줄혈액에서 뽑아낸 성체줄기를 이용한 치료가 연구돼 왔으나 아직 가시화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또 이 학교 송시영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 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를 분화,역시 내년 초에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방법도 최근 배아줄기세포에 단백질을 도입해 인슐린분비세포의 분화를 유도한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와 다른 방법이어서 관심을 끈다. 이들 교수는 "이미 동물실험에서 상당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적잖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