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건강칼럼 : 크면 뭘하나 … 고개숙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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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유럽은 EU 출범을 위해 한창 통합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 중 역사와 민족이 다른 마당에 유럽 표준을 정하는 일은 고단한 작업이었다.
한데 가장 설전이 많이 오간 '난제 중의 난제'가 바로 '콘돔 사이즈' 표준을 정하는 일이었다.
각 유럽 국가는 자국민의 '표준 사이즈'를 들고 나와 채택을 위한 외교전에 열중했다.
결론은 길이 17cm에 직경 49∼56mm라는 노르웨이의 주장이 채택돼 여타 국가의 부러움을 샀다.
부부관계에서 '남성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그럼에도 성기 크기를 갖고 국가간에 논쟁을 벌이는 것을 보면 그리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
남성들은 여전히 큰 성기를 가져야 여성에게 사랑받을 수 있고 그 크기가 권력,정력,자신감에 비례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과 비교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집 승용차 학벌 등등.그래서 '비교콤플렉스'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성기도 마찬가지여서 10여년 전만 해도 '음경왜소 콤플렉스'를 해소하려 음경에 바셀린이나 파라핀을 마구 넣다가 영구적인 성기능장애가 양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피부 조직을 이용한 음경확대술이 보편화돼 이 같은 콤플렉스를 해결해 주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고개 숙인 남성을 더욱 위축시킨다는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몇 년 전 일본 데이쿄대학 의학부에서 일본 남자의 생식기관 상태를 검사한 결과 정액 농도가 현저히 감소했고 고환의 무게나 성기 크기도 옛날 사람들의 통계보다 훨씬 작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다.
같은 동양권인 데다 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를 '남의 집 불'로만 생각할 수 없다.
스트레스를 줄이고,약물 오남용을 피하고,실내외 온도를 낮춰 우리의 정소(精巢)와 성기가 생기를 잃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