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에도 고객관계경영(CRM) 구축이 활발하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지난해 처음으로 CRM을 구축한데 이어 최근에는 경상대병원, 새빛안과 네트워크(15개 의원 체인), 이태규 신경내과 등이 CRM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경희의료원 강북삼성병원 동국대병원 등의 의료기관과 동아제약 한국화이자 CJ 등의 제약회사가 각각 환자관리, 의약품마케팅을 위해 CRM 구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분야의 CRM은 진료차트 이외에 남겨진 환자의 병력 심리 성향 등에 근거해 의학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환자의 치료를 가이드해 주는 것으로 콜센터에서 환자들이 문의하면 단답형으로 안내하는 고객만족(CS)서비스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경우 고객 2만여명의 CRM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건강검진을 받은 고객의 요구와 불만에 능동적이고 항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호응을 얻고 있다. 의료 CRM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로는 에코벨, 이지케어텍, 엠디부킹 등이 꼽히며 LG-CNS,삼성SDS,비트컴퓨터 등 대형 시스템통합(SI)업체도 관심을 갖고 영역확장을 검토중이다. 에코벨의 이창헌 대표(사진)는 "맞춤건강검진 확산, 의료영리법인화 허용, 병원평가제 시행 등에 맞춰 CRM을 도입해야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의료계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의료계 전체가 기존 병원경영 정보시스템(HIS)에 CRM을 장착하거나 신규 도입할 경우 시장규모는 총 6000억원 정도로 추산돼 성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분야의 CRM은 다른 분야와 달리 의학적 전문성과 환자의 예민한 마음을 헤아리는 주도면밀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벤처기업이 하기에 알맞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