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초입부터 무더위가 찾아와 이씨처럼 보양음식으로 알려진 옻닭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장 덥다는 초복 중복 말복 등 복날에는 보신탕과 함께 옻닭이 더욱 인기를 끌어 식당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옻닭을 먹을 경우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따라 해마다 이맘 때면 자신의 체질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옻닭을 먹은 후 이른바 '옻오름' 환자들이 적지 않게 병원을 찾는다. 옻은 체질에 따라 잎사귀를 스치기만 해도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만큼 독성이 강하다. 옻나무에 의한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칠기공예 등을 통해 직업적으로 접촉하거나 산행을 하다가 우연히 접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음식으로 섭취한 경우가 가장 큰 문제다. 옻닭과 함께 흡수된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모세혈관을 따라 온 몸에 전달돼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증상은 피부 발진이 대표적이다. 옻닭을 먹은 사람의 3분의 1 정도가 피부발진에 시달린다. 두통이나 고열을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인 증세이나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또 그동안 옻닭을 먹고 아무런 문제가 없던 사람도 갑자기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난 옻이 안 오르는 체질이야'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일반적인 알레르기 반응은 처음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옻닭을 계속해서 먹을 경우 갑자기 심한 피부반응 및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옻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의 원인은 '우르시올'이라는 화학물질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단 옻나무에 의한 알레르기가 생겼을 때는 전신에 매우 심한 피부염이 나타나게 되고,장기치료를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옻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신이라는 말만 믿고 옻닭을 함부로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야외에서는 옻나무 곁에 가지 말아야 하며,무심결에 옻나무를 만졌거나 옻닭으로 피부 발진이 생겼다면 지체하지 말고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가능한 빨리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검사받는 것이 좋다. 의심스러운 접촉이 있을 시에는 비눗물로 잘 씻어내고,증상이 급성이거나 광범위한 경우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제로 전신치료를 해야 한다. 국소적으로 발생했을 경우에는 환부에 냉습포 요법과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를 실시한다. ■도움말: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02-521-3141·www.ak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