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수술을 통해 조기 위암을 간편하게 절제하는 수술법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암 치료는 미국 일본 등이 앞서 있는 게 사실이지만 위암만큼은 국내에서 창안해 낸 '신토불이' 수술이 의료선진국을 능가한다는 게 의사들의 평가다. 대표적인 게 내시경 위점막하 박리수술이다. 이 수술은 내시경으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 다음 위 조직을 부풀려 생선회를 뜨듯이 암덩이를 잘라내는 방법이다. 전신마취 없이 수면 상태에서 시술이 이뤄지고 위장 전체를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입원 및 회복기간이 짧고 수술 후 삶의 질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1998년부터 200건 넘게 이 수술을 해온 조주영 순천향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초기에는 암의 크기가 2cm 이하일 경우에 주로 시행하였으나 요즘은 내시경 및 수술 노하우의 발달로 림프절 전이가 없을 경우 10cm 이상의 암덩이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나온 내시경 위점막절제술은 암덩이 주변을 칼로 절개해 금을 낸 다음 고무링이 달린 올가미를 씌워 뜯어내는 방법이다. 96년부터 시행돼 온 이 수술은 지난해 중반부터 점차 위점막하 박리수술로 대체되거나 재접목되고 있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위점막하 박리술이나 위점막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개복 수술을 한 환자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는 개복상태에서 전기소작기를 이용해 출혈 없이 위암을 절제하는 방법이 일찍이 개발돼 보편화됐고 최근에는 유문부(위 아래부분) 괄약근을 보존해 담즙이 위로 역류하지 않도록 막는 수술,위 수축운동을 담당하는 미주신경을 보존하는 수술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