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3:51
수정2006.04.09 17:20
[앵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총괄했던 김윤규 부회장의 개인비리가 그룹 내부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백두산관광과 개성관광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앵커-1]
그룹 정기감사에서 김윤규 부회장의 비리혐의가 포착됐다고요?
[기자-1]
네. 그렇습니다. 현대그룹은 김윤규 부회장이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인에 대한 일부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부터 진행된 현대아산 감사에서 드러난 사실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에따라 현대그룹은 추가 감사절차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김 부회장의 비리가 개인적이라는 것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또 검찰수사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면서 일단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직은 박탈할 것이지만 대북사업에서 김 부회장의 공로와 영향력을 인정해 부회장직은 유지시키겠다는 애매모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즉 사퇴종용을 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앵커-2]
갑작스런 내부감사가 김 부회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2]
네. 그렇습니다. 현대아산측은 그룹에서 정기감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현대아산 내부에서는 감사가 있었는지도 몰랐다면서 김 부회장을 겨냥한 감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그룹 전체 감사에서 첫번째로 현대아산을 시작한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해주는데요.
하지만 그룹측은 이에 대해 정기감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내부경영감사가 있었지만 특검 등을 거치면서 중단됐었던 것을 현 회장이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강조하면서 올해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3]
현대아산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 부회장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4]
네. 현대아산측은 '한 방 얻어 맞았다' 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김 부회장도 오늘 아침 자신의 현대 계동 사무실에 잠시 들른 뒤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곧 대응책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4]
현정은 회장과 김윤규 부회장과의 알력싸움얘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는 얘기도 전해지던데요?
[기자]
업계에서는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현정은 회장, 또 그 가신들과 고 정몽헌 회장 가신간의 세싸움으로 보는 분석이 많습니다.
지난 3월 인사와 지난 6월 금강산 관광객 1백만 돌파 기념식 등에서 이런 의혹이 제기 된 것은 사실입니다.
좀 더 설명을 드리면 지난 3월 17일죠. 현대아산은 김윤규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윤만준 상임고문역을 새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따라 김 부회장은 대북사업을 윤 사장은 내부 경영을 책임지게 됐습니다. 외형상으로 보면 김윤규 부회장이 승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돌았습니다. 김 부회장의 업무가 대북사업에 국한된 것은 사실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그 만큼 축소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또 현정은 회장 체제 구축 가속화라는 얘기도 흘러나왔습니다. 현 회장의 가신인 윤 사장의 중용이라는 설명입니다. 현대그룹의 주력사업인 대북사업을 현 회장이 직접 주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와함께 지난 6월 금강산관광객 1백만 돌파기념식에는 현정은 회장이 불참했는데요. 이를 두고 현 회장과 김 부회장과이 함께 자리하는 것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7년만에 관광객 1백만명을 돌파한 현대그룹으로서는 정말 기념할 만한 아주 중요한 행사였는데요. 이 행사에 현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대그룹은 명확히 설명을 못했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일 때문에 불참했다고만 설명해 불화설을 증폭시킨 바 있습니다.
조현석기자 hs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