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4일부터 8일간 미국에서 펼쳐질 설치미술가 전수천씨(58·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의 '미대륙 횡단철도 프로젝트' 세부 계획이 확정됐다. 북미횡단 열차 안에서 프랑스의 석학인 기 소르망,사진작가 배병우,풍수지리학자 조용헌씨 등 국내외 인사들과의 토론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대륙 횡단철도 프로젝트는 열차를 타고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을 출발해 로스앤젤레스까지 5500km를 8일간 달리면서 미국 대륙을 스케치 북 삼아 흰색선의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전씨는 14량짜리 암트랙(AmTrack) 열차를 전세냈다. 경유지는 뉴욕에서 출발해 워싱턴 시카고 캔자스시티 가든시티 알부쿼키 그랜드캐니언을 거쳐 종착지인 로스앤젤레스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인 그는 이 프로젝트를 10년간에 걸쳐 추진해 마침내 실현단계에 왔다. 지난 4월 현지답사를 마친 전씨는 "광복60주년기념사업추진단과 문화관광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데다 현대자동차로부터 4억원의 협찬을 얻어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꼭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토론자로 나설 국내외 인사는 기 소르망이 확정됐고 세계적인 언어학자 촘스키와 시인 김지하씨가 섭외 중이다. 또 가수 노영심,사진작가 배병우,소설가 신경숙,영화평론가 오동진,풍수지리학자 조용헌,건축가 황두진씨가 다양한 문화예술 이슈를 놓고 참여자들과 재미있는 얘깃거리를 나눌 예정이다. 전씨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희망하는 일반인 30여명의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대륙 횡단 프로젝트는 뉴욕 센트럴 파크에 7500개의 문을 세우고 주황색 천을 씌워 삭막한 겨울 도심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 부부의 '더 게이츠'(The Gates)만큼이나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이츠'의 경우 뉴욕시에 2억5400만달러(2550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 것으로 집계됐다. (02)732-632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