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개->11개社‥포천지 선정 500대기업 5년전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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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하는데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경기도 좋지 않고 경제활력과 성장잠재력도 떨어져 있으니까요."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중국 기업들은 빠른 경제성장과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세계 무대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글로벌 기업을 더 이상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기업들도 저성장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00∼2005년 미국 포천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의 수는 11개로 5년 전인 2000년 12개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9일 밝혔다.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1.86%로 5년 전 1.9%에서 줄어들었고 국가순위도 6위에서 9위로 밀렸다.
반면 이 기간 중국과 네덜란드는 각각 6개 기업이 새로 500대 기업에 진입하면서 16개,14개사가 포함돼 한국 기업의 수를 앞질렀다.
인도는 4개 기업이 새로 들어갔다.
대한상의는 많은 글로벌 기업을 배출한 요인으로 중국과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을,네덜란드는 적극적인 경제개방 노력을 들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성장보다는 수비 위주의 경영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 5년간 매출 증가율은 37.0%로 글로벌 10대 기업의 증가율(52.1%)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순이익 증가율은 국내 글로벌 10대 기업이 142.8%를 기록해 글로벌 상위 10대 기업(144.3%)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출자총액제한제도,수도권규제 등 각종 규제가 국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경영자의 판단 실패에 대해 과도한 책임을 묻는 집단소송제 등의 제도 때문에 기업가 정신이 퇴색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 정책을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0년간의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은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의 수가 107개에서 5년 만에 81개로 26개나 줄어 최다 감소국이 됐다.
미국과 영국도 각각 3개의 기업이 탈락했다.
이현석 본부장은 "일본 미국 영국의 경우 경제가 이미 성숙해 있는 국가"라며 "한국 경제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단계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