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9월11일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됨에 따라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자민당의 내분이 심한 상태에서 치러져 전후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포스트 고이즈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차기 총리와 관련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집권 자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성공하는 경우다. 이때는 고이즈미 총리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자민당 내'반란파'들의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자민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기는 어렵다는 관측이어서 고이즈미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 번째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하더라도 연정을 확장해 정권을 유지하는 경우다. 자민당은 2003년 총선 때도 공명당 및 보수신당과 연정을 만들어 정권을 잡은 경험이 있다. 이 경우 고이즈미는 자신의 공언대로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어 자민당의 새 대표가 총리를 맡게 된다. 고이즈미를 대신할 인물로는 당내 핵심 계파인 모리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51)와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69)이 유력하다. 특히 신사참배론자인 강경파 리더 아베 간사장대리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 아베의 지지율은 34%로 야당 후보 3인방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후쿠다 전 관방장관은 원만한 성격으로 당내 원로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지만 연금 미납 문제로 사임해 상처를 입은 상태다.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내 양대 파벌인 하시모토파는 우정공사 민영화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다른 군소 파벌인 가메이파,호리우치파 등과 함께 창당을 통해 자민당에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은 제1 야당인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는 경우다. 이 경우 차기 총리는 민주당 대표 오카다 가츠야(52)에게 돌아간다. 당초 민주당 내 유력한 총리 후보는 간 나오토 전 대표(59)였으나 지난해 연금 미납 문제로 사임해 대권 욕심을 낼 수 없는 처지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