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경제협력 시대를 서둘러 열지 않으면 한국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자칫'너트 크래커(nut-cracker·호두깎이)'속의 신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일본에 뒤지는 데 반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제품들의 공세로 세계 시장에서 국내 제품들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자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철강 일반기계 등 한국의 6대 주력 수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995년 3.4%에서 2003년에는 4.1%로 높아졌으나 일본(2003년 10.3%)과 비교할 때는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6대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은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한국 3.9%,중국 3.0%) 한국보다 낮았지만 2002년부터는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자업종의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은 11.2%(2003년 기준)로 한국(5.6%)의 약 두배에 달했으며 일반기계 부문에서도 3.3%로 한국(1.9%)을 능가했다. 이와 관련,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발표한 '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반도체와 완성차 정도에서만 중국에 비교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 또한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