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사상 최고가 돌파를 앞두고 '새판짜기'에 돌입하면서 대한통운처럼 과거 투자자들의 관심 영역에서 사라졌다가 실적이 턴어라운드되면서 스타주로 부상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의 관심영역이 넓어지면서 과거 몇몇 시장 대표주의 그늘에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 종목들이 숨은 가치를 재조명받으며 주가가 레벨업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통운 외에 대우증권 하이닉스 현대건설 대한제분 대한제당 오뚜기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STX엔진 FnC코오롱 데이콤 동양메이저 한일철강 퍼시스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과거 증권업종 '최강자'였던 대우증권은 2000년대 들어 현대 삼성 우리투자증권(옛 LG투자증권) 등에 업종 1위 자리를 차례로 내주고 2등주로 밀려났다. 특히 증권사의 주수익원이던 브로커리지(주식중개) 부문에서 고전을 겪으며 주가도 별 볼 일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전사적인 드라이브를 건 이후 최근 들어선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덩달아 주가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8월9일 3220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정확히 1년후인 지난 8일 1만150원으로 뛰어올랐다. 1년간 무려 215% 이상 급등한 것이다.


현대미포조선도 과거 대우조선 등의 위세에 눌려 2003년 초까지만 해도 주가가 액면가(5000원)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실적 성장속도가 조선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면서 주가 재평가가 시작돼 1년 전 1만8000원대이던 주가가 지금은 6만9000원 선으로 무려 3배이상 뛰었다.


과거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조선부품업체 STX엔진도 최근 들어 스타주로 부상한 사례다. 조선업종 호황에 따라 부품업이 새롭게 주목을 받으면서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년간 무려 698%나 치솟았다. 몇몇 철강 중소형주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일철강 세아제강은 빠른 실적개선에다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배 미만으로 극히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최근 1년 만에 2∼3배씩 뛰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과거 악몽을 떨치고 스타주 반열에 오른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종목이다. 최근 들어선 인수합병(M&A) 재료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1년간 전기전자 업종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140%)을 기록했다.


이 밖에 건설주 가운데 현대건설 코오롱건설,통신주 가운데 실적개선이 뚜렷한 데이콤,사무용 가구업체인 퍼시스,불황의 터널을 지난 의류업체 FnC코오롱 F&F 등도 턴어라운드를 통해 스타주로 부상한 사례다.


오뚜기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실적이 비교적 안정된 음식료업종의 우량종목 중 하나' 정도로만 인식됐었다. 그러나 내수 불황기를 거치는 가운데서도 시장 지배력이 뛰어난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 힘입어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는 게 확인되면서 '최고의 가치주 중 하나'로 평가가 한단계 점프했다. 당연히 주가는 무섭게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1년 전 2만원 선이던 주가는 최근 8만5000원으로 무려 318% 이상 급등했다.


해당 업종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양식품 오리온 빙그레 롯데삼강 등도 지난 1년간 제 가치를 인정받으며 주가가 큰폭 상승했다.


자산주들도 최근 들어 숨은 가치가 재조명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스타주에 속한다. 실적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시가총액 대비 보유 자산 규모가 훨씬 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대한제분 대한제당 방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도 지난 1년간 2∼3배씩 상승했다.


㈜LG를 비롯 한화 금호석유 동양메이저 한화 코오롱 등 지주회사도 최근 증시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스타주의 한 부류다. 우량 자회사의 덕을 고스란히 받으며 이들 지주회사 역시 주가가 최근 1년새 평균 2배이상 뛰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