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전략서비스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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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민 <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 결과 세상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메모리 반도체, LCD, 조선, CDMA 휴대폰 등 세계에서 1등하는 상품도 많다.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수출하면서 얻어낸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모두 제조업에서 이룬 성과다.
결국 지금까지 이룬 한강의 기적은 제조업을 통해 이룬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경제는 최근 수년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맞고 있고 제조업 공동화, 중국의 추격 등으로 청년실업과 같은 심각한 고용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는 서비스업에도 좀더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GDP의 6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은 앞으로도 아웃소싱의 확대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크고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동시에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기반서비스의 비중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아 서비스 수지는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에 비해 과다한 규제로 인해 자유로운 시장경쟁이 제한돼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의 해결은 곧바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범위는 금융 도소매 방송통신 비즈니스서비스 운수교통 문화오락 음식숙박 의료보건 등 너무 넓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하겠다.
모든 서비스산업은 나름대로의 국가경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산업의 매력도가 높고 타산업에의 파급효과가 크며 우리의 잠재력도 높으면서 현재 투자가 덜 된 '비즈니스서비스' '문화ㆍ관광' '의료서비스' 등 3개 부문을 전략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들 전략 서비스산업은 제도정비 및 투자확충을 통해 중점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향후 한국의 성장엔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망 산업분야라 할 수 있다.
먼저 비즈니스 서비스산업의 경우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인재확보가 필요하다.
과감한 개방을 통해 경쟁을 촉진할 필요도 있다.
또한 디지털 분야에 특화된 컨설팅 및 시장조사, IT관련 비즈니스서비스, 소프트웨어, SI(System Integration) 서비스 등 디지털 강점을 국내 비즈니스서비스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분야이다.
문화ㆍ관광의 경우에는 문화유적과 섬, 자연생태 탐방과 연계해 역사적 사건과 명소를 중점 개발하는 관광 클러스터를 개발하되, 지역간 지나친 경쟁에 따라 과잉투자나 중복투자가 일어나지 않도록 초기부터 계획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초고속통신망, 무선통신망 등 국내 IT인프라를 활용한 디지털콘텐츠를 개발해 디지털 한류를 확산시키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ㆍ드라마나 한국의 문화를 관광으로 연결하는 소프트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의료서비스산업의 경우 영리의료법인을 단계적으로 허용해 민간투자를 촉진하고 보다 더 시장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의료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고급두뇌, 한국의 '손끝기술' 등을 활용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강한 브로드밴드를 활용해 원격진료와 같은 성장분야를 개척하고, 환자 모니터링, 로봇, 감시카메라 등을 통한 환자지원 등 고령화시대에 유망한 시장분야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결국 서비스산업의 발전, 특히 전략 서비스산업의 발전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90%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발전으로 이어져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성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