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우량 기업들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기업은 성공하는 것은 둘째고 생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기업들이 그런데 하물며 구멍가게야 어떻겠는가. 공급 과잉 상태에다 업종별 부침이 가장 심한 외식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몇 달 버티다 문을 닫는 음식점들이 부지기수다. 다행히 살아남은 음식점들의 생존 전략은 제 각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외식업에서의 차별화 포인트는 상품과 가격,상호,인테리어,판매 방식,마케팅 및 서비스 방식,고객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이 가격을 통한 차별화다. 지난해 외식업에서 돌풍을 일으킨 가격파괴 치킨점 '오마이 치킨'의 경우 1년 조금 넘는 기간에 가맹점 300개 이상을 열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가격 차별화가 얼마나 위력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프 주점은 인근에 가격파괴점이 생기면 물먹는 하마처럼 경쟁점의 고객을 금방 빼앗아간다. 이런 가격에 의한 전략은 창업자들에게도 잘 먹히는 경향이 있다. 단 가격 차별화의 치명적인 약점은 반드시 박리다매를 해야 한다는 것과 경쟁업소들이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라도 모방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구태의연한 가격 파괴보다는 양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한다든지,뷔페식을 도입한다든지,세트 메뉴를 만드는 방법 등의 창의적인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상품 차별화는 비교적 모방이 어렵다. '맛깔참죽'이라는 브랜드의 경우 기존 죽 전문점과 달리 곁들임 메뉴라는 차별화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킨 사례다. 죽은 일반 식사보다 가격이 비싼 데도 불구하고 먹고 나면 왠지 허전한 느낌이 남는다.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춰 죽 가격을 경쟁사보다 조금 더 싸게 하고 떡갈비 등 포만감을 높이는 곁들임 메뉴를 개발해 세트화했다. 수원에 있는 한 삼겹살전문점은 낮시간대 고객을 겨냥,김치 돼지 두루치기를 찌개처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식업의 경우 식기도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다. 세숫대야 냉면이나 왕냉면 등은 평균보다 큰 그릇을 사용,양과 그릇으로 차별화한 사례다. 호프 업종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쪼끼쪼끼'는 기능성 생맥주 등 상품 차별화도 성장에 큰 기여를 했지만,재미있고 독특한 상호가 차별화에 큰 역할을 했다. 다양성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차별화를 통해 자기만의 색깔을 나타내지 못하는 음식점은 무미건조한 로봇과 다를 게 없다. 맛과 서비스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개성과 컨셉트가 명확한 매력적인 점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경쟁시대를 헤쳐나가는 성공비결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www.changup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