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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對日 만성 무역적자 끝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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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 우리나라의 수출주도형공업화 전략과 정부주도의 경제운용은 일본의 성공담에서 배운 것이다. 특히 중화학공업 육성은 일본의 경험을 창조적으로 모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벌을 형성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나간 것도 전전(戰前) 일본과 유사하다. 산업정책이 흡사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한데다 우리 산업이 일본의 산업을 뒤쫓아 가다보니 한.일 간에는 수직적 무역관계가 정착됐으며 그 결과 만성적인 대일 적자구조가 고착된 것이 지난 60년 동안의 한.일 경제관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부터 2004년까지 대일 적자규모는 총 2400억달러에 달하고 작년에도 24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전 우리의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였을 때에는 대일 적자의 부정적 측면만이 부각됐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전체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대일 적자의 의미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및 소재수입은 부품 및 소재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시켜 완성제조품의 신속한 양산화를 가능하게 했고 국내에서 가공.조립되는 완제품의 품질경쟁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게 됨으로써 우리의 수출주도형 경제개발을 현실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존구조를 무한정 지탱할 수는 없다. 완성품의 부가가치가 39%에 불과한 반면 부품소재의 부가가치는 61%에 달해 경제 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외화가득률을 제고하며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부품 및 소재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해에 우리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202억달러의 흑자를 낸 것은 대중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부품소재 덕택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부품.소재 수입대체 및 수출산업화가 진행되면 우리의 대중 수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 만큼 이러한 상황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기술집약적인 핵심부품쪽으로 우리의 산업구조를 변환시켜 나가야 한다.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는 유효한 수단 중 하나는 일본과의 투자 및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품수입의 34.8%(2003년)를 일본이 공급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이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이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본기업을 겨냥한 맞춤형 투자유인책이 제공돼야 한다. 일본의 해외투자내용을 보면 북미 및 유럽으로의 시장지향형 투자가 65%,중국과 동남아시아로의 비용절감형 투자가 20%를 넘고 있으나 대한국 투자는 0.8%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가 더욱 많기 때문에 우리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일본의 가족형 중소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활용돼야 한다. KIEP 베이징사무소의 보고에 의하면 중국기업들은 2004년 독일에서 매물로 나온 우량 중소기업 278개사를 인수했으며 그 중에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재봉설비업체와 선반업체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한.일 FTA 협상은 작년 11월 이후 협상이 중단상태에 있고 양국 간의 현격한 입장차이와 최근의 독도영유권 분쟁,역사교과서 왜곡문제,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의 악재가 겹쳐 그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런데 한.일 경제관계는 종래의 수직적 보완관계에서 수평적 경쟁관계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선의의 경쟁과 산업내 무역확대를 통해 상호이익을 늘려 나가는 수준으로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정치외교적 갈등은 장기적으로 풀어나가되 경제관계는 정경분리의 원칙하에서 호혜적으로 지속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일 FTA는 양국간 신뢰구축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양국이 대승적 입장에서 풀어나감으로써 동북아공동체, 나아가서는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의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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