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여자와 남자는 한 몸이었다고 한다. 그 몸뚱이는 워낙 조화롭고 완벽해서 신이 질투를 해 몸뚱이를 둘로 나누어 서로 헤어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여자와 남자는 서로의 몸을 그리워하고 평생동안 잃어버린 제 반쪽의 살을 찾느라 온 정력을 소비하게 되었다. 서로의 몸뚱이를 맞춰볼 수 있는 섹스는 끊임없이 그 반쪽을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성학자 매스터즈와 존슨의 연구에 의하면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로지 한쪽만 찾아 헤매는 게 아니라 간음과 같은 성적 공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생활에서 성생활에 대한 불만이 클수록 지상낙원 같은 남국의 야자수 아래나,달빛이 비치는 바닷가에서 이상적인 상대방과 성관계를 가지는 것과 같은 비현실적인 상상의 강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섹스파트너를 자주 바꾸는 것과 같은 과격하고 난잡한 공상을 하게 된다고 한다. 흔히 중년부인들은 현재 성행위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남편 대신 이루지 못한 첫사랑 애인,사춘기 때 친했던 오빠친구,선생님 등 과거의 남자들을 유형별로 바꿔가면서 성적 공상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그런데 성적 공상을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는 실제 성적 욕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예전엔 여성들은 상상에 만족했었지만 요즈음은 원초적 본능을 채우기 위해 용감무쌍하게 행동에 옮기는 추세다. 요컨대 혼외정사가 많다는 얘기다. 최근 한 조사를 보면 전업주부 중 남편과 섹스를 한달에 한번도 하지 않는 '섹스리스'가 28%나 된다. 남편들도 그럴까? 그런 남편들도 있겠지만 수많은 남편들이 아내와 같이 굶은 것(?)이 아니라 밖에서 새로운 맛(?) 기행에 나섰다고 봐야 한다. 이런 얘기는 새롭지 않다. 최신 뉴스는 아내들도 이제 반란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 관련 설문에서 아내들의 63%가 '남편이 아닌 남성과 섹스를 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59.9%가 '기회가 닿으면 애인을 갖고 싶다'고 했다. 3040 기혼여성 중 43.3%가 애인이 있으며,57.3%가 애인을 만날 때마다 육체관계를 하고,애인을 만나는 이유는 48.2%가 '색다른 사랑을 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는 최근 조사도 있다. 외도가 더 이상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40대에 애인 없는 주부는 팔불출에 속한다는 음담패설이 있듯이 아내들의 반란은 가까이서 벌어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유행과 가치관이 갈수록 빨리 바뀌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평생 한 사람의 섹스파트너에 만족해야 한다는 사실을 못 견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부부 간의 애정을 중시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바쁘다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섹스리스 상태가 되면 애정이 식은 것으로 간주하고 당장 이혼을 하거나 각자 다른 섹스 파트너를 찾아 떠난다. 한국은 어떤가. 한국의 섹스리스 부부들은 서양사람들처럼 과감하게 헤어지지도 않고 한 지붕 동거를 고수하면서 외도를 꿈꾼다. 이제 고리를 끊을 때가 됐다. 현명한 부부라면 이런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 지혜를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가끔은 다른 사람과 혼외 정사를 가지는 것처럼 새로운 분위기를 침실에 연출하기도 하고 마치 불륜커플인 양 러브호텔을 찾는 모험연출도 해보라. 일탈을 꿈꾸는 아내를 버려두고 밖에서 해결하는 남편들이여,아내를 감동시킬 아이디어를 구해볼 용의는 없는가요? 여자는 예고된 섹스에 훨씬 흥분한다는 것 정도는 아셔야지요.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