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존위한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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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 사이에 '업종 파괴' 바람이 거세다.
수십년간 고유한 영역을 구축했던 기업들이 최근 들어 전혀 다른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아예 주력 업종을 바꾸는 등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의 보일러업체인 귀뚜라미보일러가 올해부터 에어컨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경동보일러도 최근 '홈네트워크'사업에 뛰어들었다.
'머거본'으로 유명했던 우성식품은 지난해 넥스티어를 인수하면서 올해부터는 디지털TV 전문기업으로 변신했다.
이들 업체가 '업종 파괴'에 나선 이유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새로운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부는 '업종파괴'바람
'업종 파괴' 바람이 가장 거세게 불고 있는 곳은 보일러 업계.최근 주택보급률이 100%에 육박하면서 보일러 신규수요 및 대체수요가 급감하자 각 업체마다 '살 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
40여년간 보일러만 만들어왔던 귀뚜라미보일러의 경우 사업전략을 바꿔 올해 2월 에어컨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센츄리에어컨 충남 아산공장의 기술인력과 설비를 인수한 귀뚜라미보일러는 기존 판매망을 통해 에어컨을 본격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에어컨 판매목표를 1만5000대로 잡고 있다.
경동보일러도 기존 보일러 사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홈네트워크 시스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자체 개발한 홈네트워크시스템인 'e-가(家)'를 경기도 파주 교하일대 아파트 300여가구에 공급했다.
린나이코리아는 최근 공기청정기와 비데,반찬냉장고 등의 사업에 진출했다.
보일러와 가스기기 사업만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변신 위한 인수·합병도 활발
인수합병을 통해 업종 파괴를 노리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우성넥스티어가 대표적인 기업.지난해 5월 식품회사였던 우성식품이 디지털가전 벤처기업인 넥스티어와 합병하면서 탄생한 이 회사는 올해 초 식품사업 부문을 완전히 정리하고 디지털TV 전문기업으로 새 출발했다.
42인치 PDP TV와 32인치 이하 LCD TV를 출시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50인치급 PDP 및 42인치급 LC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초 연간 3만대에 불과했던 TV 생산규모를 연말까지 연간 24만대 체제로 확충할 방침이다.
동국제강도 인수합병을 통해 업종 파괴에 나선 케이스.동국제강그룹은 지난 6월 휴대폰용 부품 제조업체인 유일전자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창업 51년 동안 철강사업에 주력했던 이 회사는 유일전자 인수를 계기로 정보기술(IT) 사업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성공 열쇠
업종파괴를 노리는 이들 업체가 공통적으로 진출을 꾀하는 분야는 'IT'다.
이는 초기 기술개발 투자를 하지 않아도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최근 디지털 업계의 특징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 전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미리 IT사업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가전 및 디지털기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