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라고 했더니 채팅만 하고 있네."(부모), "채팅 아니예요. 수업 중이에요."(학생)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부모들로부터 이 같은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채팅,온라인게임 등을 활용한 3세대 e러닝(인터넷을 이용한 교육)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업체들이 내놓은 e러닝 상품들은 강의를 디지털 캠코더로 녹화해 방영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강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어도 강사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다는 게 최대 약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e러닝 상품은 △학생과 강사가 실시간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쌍방향 기능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얼마나 파악했는지 점검해 학생수준에 맞는 과제를 내줄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온라인 입시사이트 유웨이에듀(www.uwayedu.com)는 올 하반기부터 라이브 채팅식 쌍방향 강의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만큼 강사와 학생들이 강의 도중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 채팅식 강의비용은 11만원(5회 기준) 선.기존 온라인 강의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스타강사의 강의를 듣기 어려운 지방 학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성윤 유웨이에듀 e러닝 본부장은 "10대 학생들은 자신의 얼굴을 감출 수 있는 온라인 수업 때 거침 없이 질문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 때문에 오프라인 강의보다 수업 분위기가 훨씬 생동감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교육업체 이투스가 운영하는 수능 외국어영역 듣기학습 사이트인 리슨마스터(wwww.listenmaster.com) 역시 3세대 e러닝 모델의 하나로 꼽힌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은 후 받아쓰기 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를 통과하면 지문이 길고 대화속도도 빠른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비슷한 수준의 영어듣기 문제를 반복해 풀어야 한다.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다른 수준의 강의가 진행되는 셈이다. 강의를 통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영어 듣기평가 게임인 '배틀'에 참여해 다른 학생들과 영어실력을 겨뤄볼 수도 있다. 이투스 관계자는 "강의개설 2개월 만에 리슨마스터 매출이 전체 이투스 매출의 10%를 넘어설 만큼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며 "점진적으로 외국어고 입시용 듣기평가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쌍방향성을 지향하는 3세대 e러닝이 확산되기 위해선 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온라인 강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유웨이에듀가 운영하는 라이브 채팅식 강좌의 경우 한 번에 100명 정도의 학생들만 접속할 수 있다. 소수만을 위한 강의인 만큼 학생 개인의 부담이 크다. 업체 입장에서도 강의 판매가 제한돼 수익성이 떨어진다. 기존 온라인 강의의 경우 한 번 녹화만 해두면 10만카피 이상을 판매할 수 있다. 이투스가 내놓은 온라인 게임형태의 강의는 영어듣기평가 등 일부 과목에 제한돼 시장이 그리 넓지 않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