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운용자를 자칭한 한국계 미국인 세 명이 플로리다주에서 수십 명의 부유층 주민들로부터 2억달러(약 2000억원) 이상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이원석 김영배 존김 등 세 명이 미국 최고의 부촌 중 한곳인 플로리다 팜비치에 설립한 KL 파이낸셜이란 헤지펀드 업체가 부도를 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수사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씨와 김씨는 도주한 상태이며 존김은 플로리다에서 조사를 받고 있지만 불법 행위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이들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미국 부자들로부터 돈을 모은 뒤 지나치게 위험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거나 돈을 훔쳐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사라진 돈의 규모가 2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여 역대 미국에서 일어난 헤지펀드 사기사건 가운데 피해액이 가장 클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게리 클라인 변호사는 KL 파이낸셜의 전체 고객 200명 중 대부분이 은퇴한 노인이라고 말했다. KL 파이낸셜의 법정관리인인 마이크 타인은 이들 한국계 미국인은 6년에 걸친 헤지펀드 운용 기간에 2000만달러를 직접 가로챘으며,수백만달러짜리 주택과 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하고 라스베이거스로 자주 여행을 떠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회계사인 루이스 브라운씨는 "까다로운 투자자들은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헤지펀드 운용자에게 돈을 맡기더라도 어떤 안전장치가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보는데 KL 파이낸셜 운영자들의 경우 나이가 30대 중반인데도 투자자들이 의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