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호펀드 교보생명 증자 '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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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사모투자펀드(PEF)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미래에셋PEF 등 설립 이후 ‘개점 휴업’상태에 있던 토종 PEF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또 보고 인베스트먼트와 H&Q코리아 등 관심을 끌던 PEF들도 곧 공식 출범과 함께 기업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보고 인베스트먼트 교보생명 지분 인수 추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이끄는 보고 인베스트먼트는 이르면 금주 중 금융감독원 등록을 마치고 5000억원 규모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 펀드에는 신한은행(500억원) 조흥은행(500억원) 우리은행(700억원) 우리투자증권(300억원) 등 금융회사들이 상당수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 인베스트먼트는 첫 작품으로 교보생명 증자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최대 48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신주 배정을 위한 정관개정 등의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보고인베스트먼트가 교보생명 증자에 참여하기로 양측 간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조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내부혁신을 통해 양에서 질 중심으로 체질을 바꾼 점 등이 투자메리트로 작용했을 것으로 금융계에선 보고 있다.
보고 인베스트먼트가 교보생명 증자에 참여할 경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우호 지분을 더 확보하게 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영권 위기설'도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보고펀드 변 대표의 경기고 1년 선배로 평소 각별하게 지내온 사이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연금으로부터 2000억원을 유치해 관심을 모았던 H&Q코리아도 내달 중 4000억원 규모로 기업 M&A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H&Q코리아는 국민연금 투자액 외에 나머지 2000억원 중 1700억원은 국내에서,300억원은 해외에서 유치키로 하고 이미 국내 4개 회사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H&Q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올려놓고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며 "출범과 함께 바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PEF들의 투자도 잇따라
그동안 수면 밑에서 움직이던 기존 PEF들의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은행PEF와 함께 국내 1호 사모펀드인 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PEF는 설립 8개월 만에 최근 첫 투자로 부산소재 영일피혁과 컨소시엄을 구성,지난 11일 피혁회사인 신우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증권업계 PEF로는 첫 투자실적이다.
또 산업은행PEF는 진로 인수를 위한 하이트맥주컨소시엄에 참여,1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우리은행 PEF가 지난해말 420억원을 투입해 우방지분 32%를 획득한 데 이은 은행권 PEF의 두번째 투자실적이다.
김병주 전 칼라일그룹 아시아 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는 설립 후 첫 작품으로 지난달 대우정밀 입찰에 참여했으나 탈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PEF들이 어느 정도 실탄 모으기(펀딩)를 끝내고 기업사냥을 위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며 "올 4분기부터는 PEF들의 투자가 본격화돼 M&A 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태·유병연 기자 steel@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