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인수한 '주류 공룡 '하이트맥주의 파워가 위스키 사업에서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위스키 업계의 전반적인 판매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하이스코트(하이트맥주 계열 위스키업체)의 랜슬럿은 업계 최고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인 5∼7월 사이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70%나 급증했다. 경쟁 업체들에서는 벌써부터 "하이트가 이러다 맥주,소주에 이어 위스키까지 다 잡아먹는 것 아니냐"며 경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랜슬럿은 올 들어 지난 7월 말 현재 7만7431상자(500㎖ 18병 기준)가 팔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4%나 증가했다. 반면 위스키업계 전체 판매량은 150만4914상자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진로발렌타인스(임페리얼),롯데칠성(스카치블루)이 각각 2.3%와 6.2%씩 성장했을 뿐 디아지오코리아(윈저등),페르노리카코리아(시바스리갈) 등은 10% 이상 급감했다. 경쟁사들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대목은 지난 4월 하이트맥주가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의 랜슬럿 판매 추이다. 지난 5∼7월 3개월간 랜슬럿의 판매량은 3만8730상자로 전년 동기 대비 69.5%나 치솟았다. 5월 64.5%,6월 34.3%에 이어 7월에는 244.8%나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평균 4.1%에서 이 기간 평균치는 6.2%로 뛰었다. 랜슬럿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주류도매상 등이 진로소주와 하이트맥주를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 하이트측의 공격적인 판촉에 더 '협조적'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 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랜슬럿이 강남의 대형 나이트클럽 등 전략 업소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유일이자 최대의 종합주류 메이커로서의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이트맥주 역시 진로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의 하나로 위스키 사업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각각 58%와 55% 선인 하이트와 진로 참이슬에 비해 현재 5∼6% 선인 랜슬럿의 성장 잠재력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최근 랜슬럿의 맛을 좀더 부드럽게 바꾸고 라벨도 전면 교체했다"며 "내년 중 점유율이 10% 선에 올라서면 판매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진로 인수에 따라 국내 1위 위스키 업체인 진로발렌타인스의 지분 30%를 보유하게 된 것도 하이트맥주의 위스키 사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