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3명 중 2명꼴로 앞으로 6개월 안에 높은 기름값 때문에 재정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휘발유를 넣은 뒤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고유가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이 14일 미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유가로 6개월 이내에 재정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4%에 달했다. 이는 지난 4월 조사 때의 51%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반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응답은 지난 4월 48%에서 35%로 낮아졌다. 이 통신은 미국인들이 휘발유값 상승을 통해 고유가의 부담을 실감하기 시작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휘발유값이 급등하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사람이 늘어 주유소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주 의원들을 통해 기름 도둑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주유소에서 팔고 있는 휘발유값은 지난 12일 현재 갤런당 평균 2.53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보통'은 2.50달러이며 '중간'은 2.59달러,'고급'은 2.69달러에 이른다. 휘발유값(보통)이 가장 비싼 도시는 샌디에이고로 2.76달러였다. 지난 80년 초반 오일쇼크 때 미국 휘발유 소매가격은 갤런당 평균 3.03달러(원유값은 배럴당 90달러)였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