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책을 만들 때 표지에 갖가지 무늬를 새겨넣어 품격을 더했다. 마름모 꼴로 된 기하학적 무늬라는 뜻의 '능화문(菱花紋)'으로 불리는 갖가지 문양들이다. 선조들은 책 표지를 책이 입는 옷이라 해서 '책의(冊衣)'라고 부르면서 독창적인 전통 미학을 담아 냈다. 고서(古書)의 이런 표지 문양들이 디지털로 다시 태어났다.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남권희 교수팀과 청주 고인쇄박물관 이승철 학예연구사,㈜픽셀즈 등이 고인쇄박물관 등의 소장 고서 4000여점의 표지 문양을 디지털 콘텐츠로 개발한 것.국내에서 고서들의 표지 문양을 종류별 시대별로 분류하고 각 문양마다 탁본 및 스캐닝을 거쳐 보존 가치 및 활용도가 높은 문양을 디지털 자료로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체계적으로 분류된 문양들은 다양하고 섬세하다. 용은 책력에 많이 쓰였고 쥐는 복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으며 청설모·다람쥐·원숭이 등은 부귀다산(富貴多産)을 상징했다.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을 비롯한 불교 서적에는 연꽃 문양이 많이 쓰였다. 19세기에 나온 '퇴계선생 문집'에는 능화와 덩굴무늬 바탕에 용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양들은 일러스트로 개발돼 각종 생활용품과 주거용품,게임·캐릭터 등 문화콘텐츠의 기본 자료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개발된 일러스트 320여점과 시대별 탁본 이미지 157점,섬네일(축소 이미지) 260점 등을 담은 문양집 '우리 옛 책의 아름다움'(비매품)을 발간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원형팀 (02)2166-2067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