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 60년전 일기장 북한 안영근翁 일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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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날(오늘)은 아침을 일찍 먹고 버리밭(보리밭)을 매로가서 한 짐을 매고 해가너머간 뒤에 집으로 와서 몸을 씩고 밥들 먹어습니다…."
남북분단 이후 15일 처음 실시된 화상 상봉장에 누런색 종이를 잘라 나일론 끈으로 엮어 만든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의 빛바랜 일기장 한 권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일기장에는 보리밭을 매거나 땔감을 구하기 위해 산에 나무를 하러 간 얘기 등 지금은 아득한 옛 시골 아이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충북 진천군에서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다 6·25 전쟁 발발과 함께 북한 인민군에 의해 의용군으로 끌려간 북녘의 안영근 옹(73)이 일기장의 주인공이다.
안 옹은 서울(경성)과 인천 나들이를 통해 본 '사람 숭내(흉내)를 잘내는 원싱이(원숭이)'와 넓은 바다,배,군함,염전 등에 대한 여행담을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일기에 담기도 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틈틈이 연필로 써내려간 안 옹의 일기는 그동안 몇장의 빛바랜 사진과 함께 가족들에게는 소중한 '징표'가 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