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패션] 보헤미안 女ㆍ블랙정장 男 ‥ "우린 벌써 가을 멋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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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여자 : 심플한 니트 & 클래식 재킷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하소연씨(33)는 패션감각이 뛰어나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색 감각이 있고 세련된 디자인의 옷을 잘 골라 입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그는 옷 장만에 많은 돈을 들이는 편은 아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의류 매장을 들러 신제품을 파악하고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골라 구입한다.
광복절 연휴 하씨가 찾은 백화점 숙녀복 매장은 이미 가을의 문턱에 성큼 들어서 있었다.
봄·여름 풍미했던 로맨틱풍 옷들이 사라지고 러시안풍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민속 문양의 자수 장식과 액세서리,모피를 활용한 핸드백 모자 등.
"이번 시즌엔 블랙이 뜨는 추세야.
올 블랙으로 코디해 보면 어때." 평소 알고 지내던 숍 매니저 언니는 블랙을 권했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하씨는 브리티시 보헤미안 러시안 무드를 믹스하기로 했다.
러시안풍 패션이 유행이라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러시안풍을 연출하면 오히려 촌스러운 느낌이 들게 마련.
심플한 니트웨어에 러시안 패턴이 들어간 화려한 스커트도 괜찮고 클래식한 재킷에 보헤미안풍 크롭트 팬츠를 조화한 브리티시 룩도 보기 좋았다.
하씨는 이미 '가을여자'가 돼 있었다.
# 가을 남자 : 광택나는 실크 & 벨벳
노총각 펀드매니저 윤현석씨(35).
"제발 장가 좀 가라"는 어머니의 성화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자유분방파'다.
가정을 가진 두 형들이 사는 모습이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져 결혼해야겠다는 기분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친구들에 비해 소득이 꽤나 높은 그는 전형적인 메트로 섹슈얼리스트.
여자의 전용공간이라는 네일서비스 매장과 스파에도 곧잘 간다.
시즌이 바뀌는 8월 중순이면 윤씨는 어김없이 백화점 매장에 나타난다.
남성복 매장에도 미세하지만 가을의 물결이 감지됐다.
여자 옷과 마찬가지로 신사복에도 실크와 벨벳 등 광택감있는 소재 사용이 두드러졌다.
벨벳은 수트나 재킷뿐만 아니라 타이와 같은 액세서리에도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색상은 여성매장처럼 어두운 톤이 주종.
실버 그레이 등 밝은 컬러의 인기가 줄어들고 다크 그레이 브라운 등 어두운 컬러가 매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네이비 컬러 수트안에 클레릭 셔츠(칼라와 소매부분이 흰색으로 배색 처리된 셔츠)를 입고 스트라이프 무늬의 타이로 거울 앞에 서 보았다.
숍 매니저는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라며 극찬했다.
짙은 브라운색 바탕에 핑크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수트도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여기에다 잔잔한 스트라이프 셔츠와 오렌지색 타이를 조화하니 한결 산뜻해 보였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노타이 패션을 연출할 때를 위해 클레릭 셔츠는 다양하게 장만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