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여직원 7000여명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05년.삼성그룹 신입사원의 30%는 여성들이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993년 3%(600명)에 불과했던 대졸 이상 여성직원 비율이 12% 선까지 늘어나 7000명 선을 넘나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00명의 여성을 뽑아 사상 처음으로 네자릿수 여성채용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도 그룹 전체로 2000명에 육박하는 여성들을 입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에 1500명 정도를 채용하려고 했지만 입사자격을 충족시키는 인력이 그에 못 미쳤다"며 "올해부터는 전체 채용인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충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내 여성 CEO 나온다 여성들에 대한 인사정책도 남성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삼성은 제품개발 기획 마케팅 구매 등의 부서에 성차별을 없애고 여성 인력을 과감하게 전진배치하고 있다. 승진이나 전보 인사 때 불이익을 없애는 것은 물론이고 전문분야의 여성을 과감히 임원에 발탁하고 있다. 삼성은 연초 그룹 인사를 통해 삼성SDS 웹서비스추진사업단 윤심 단장을 상무보로 발탁한 것을 비롯해 신규 임원 3명과 기존 임원 3명등 총 6명을 승진시켰다. 이로써 삼성그룹 내 여성임원은 모두 14명으로 늘어났다. 국내 기업 중 최다 여성 임원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여성 해외주재원들도 속속 배출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200명의 해외주재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삼성전자 목경숙 차장(중국 상하이) △삼성전자 연경희 과장(싱가포르) △삼성전자 조경숙 선임(구주 총괄 디자인연구소) △삼성물산 윤현숙 대리(런던지사 로테르담지점) 등을 해외에 내보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해외 마케팅 전문가로 실력을 다져온 여성들로 남성 못지 않은 적극적인 영업력과 친화력을 갖고 있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향후 10년 내 첫 여성 CEO가 배출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과장급 이상 간부 인력이 500명을 넘어선 만큼 저변이 두터워진데다 디자인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여성들의 파워가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 탁아소 확대 설치 기혼 여성들을 위한 배려도 남다르다. 삼성은 기혼 여성을 위한 사내 탁아소와 모성보호실을 계열사별로 확대 설치해나가고 있다. 또 여성간부 리더십 교육과 육아휴직 활용 지원,여성전문 컨설턴트 제도 등 여성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또 저소득층 자녀 보육사업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 어린이집'을 매년 5개씩 늘려나가기로 했다.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저소득층 및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우선적인 보육대상이다. 삼성은 어린이집에 매년 200억원 이상의 건립비와 100억원 이상의 운영비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