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세제 판로를 개척하면서 바이어들 앞에서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마시거나 눈에 넣었던 '슈가버블'만 한 드럼은 넘을 겁니다." 그린케미칼(www.green-chemical.co.kr)의 소재춘 사장은 설탕을 주성분으로 한 주방용 세제 '슈가버블'(sugar-bubble)을 시중에 유통하면서 겪은 고충을 이같이 털어놨다. "세제를 만드는 주 원료가 설탕인데도 소비자들은 단순히 주방세제니까 독성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려고 용액을 들이마셨다." 소 사장은 "무독 무자극 무공해를 확신했기 때문에 기꺼이 '마루타'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슈가버블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의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아냈다. 지난해 11월 출시 두 달여만에 22억원어치가 팔리기도 했다. 이마트에 자사브랜드(PB) '자연주의' 상표로 판매되는 등 전국의 대형 할인마트에서 슈가버블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외국에도 입소문이 퍼져 LA홈쇼핑코리아를 통해 미국에 월 1만달러 이상을 판매하고 있으며 멕시코 일본 유럽에서도 샘플 주문과 바이어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학박사인 소 사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시절 50개의 특허를 출원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특허가 20여개,실용신안이 10개에 이른다. 이들 기술 하나하나가 상품화되면서 그린케미칼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슈가버블에 앞서 개발한 표면경화제(제품명 '소일하드너')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철도공사가 연간 8000만t의 석탄을 수송하는데 이 제품을 사용한 뒤 3억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했다는 소식을 접한 중국이 올해 초 연간 6억t에 달하는 제품을 사용키로 결정했다. 이 밖에 강판표면의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는 저온탈지제와 다목적 세정제,탈취제,정전기 방지제 등을 한데 묶은 무독성 환경친화형 선물용 종합클리너세트도 히트를 치고 있다. 이 회사는 '슈가버블'의 판매호조와 욕실용ㆍ세탁용 세제 시판에 힘입어 올해 생활용품 매출 130억원,산업용품 70억원 등 총 200억원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