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동성 장세를 펼쳐온 증시가 조만간 실적 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근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 저금리를 바탕으로 지속됐던 유동성 장세가 하반기에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실적 장세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실적 장세가 시작될 경우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므로 투자 전략을 조심스럽게 세울 것을 주문했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16일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과 종합주가지수 등락률 사이의 상관계수가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오르는 것은 실적 장세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중요한 징후"라고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은 "실적 장세에 들어설 경우 우량주와 나머지 주식의 차별화가 심해지면서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엇갈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창호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경기 상승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증시는 곧 유동성 중심에서 실적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 장세로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증시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재 대신증권 선임연구원도 "7월에 종합주가지수가 10.2% 상승한 것은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유동성 장세 이후 나타날 실적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2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이었던 종목 가운데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15개를 관심 종목으로 선정했다. 포스코를 비롯해 GS건설 한미약품 현대하이스코 한라건설 현대미포조선 평화산업 등이 실적 호전 종목군에 포함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