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대회 때는 실망스런 경기를 보였는데 그 만큼 우리가 긴장을 하고 경기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우토반' 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 부진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오히려 약(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두리는 16일 대표팀 숙소인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대표팀 부진에 따른 부담은 없느냐는 물음에 이 같이 답했다. 대표팀은 최근 동아시아연맹대회에서 2무1패로 최하위에 그쳐 팬들의 비난을 받았으나 14일 북한과의 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린 상태. 그러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3월 원정경기에서 한국에 0-2 패배를 안긴 적이 있어 설욕에 대한 기대가 크다. 차두리는 이에 대해 "부담을 가져야죠. 대표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부담이 있어야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린 4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로 지난 3월 사우디 원정에 참가하지 못했던 차두리는 당시 부상 중이었던 안정환(FC 메스), 신예 박주영(서울) 등과 함께 이번 재대결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아줄 예정이다. 차두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기술이 뛰어난 팀이다. 수비를 하다 역습으로 이어지는 공격 패턴이 상당히 날카로워 조심해야 한다"면서 "상대 수비가 밀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공격수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연구중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독일행 티켓을 이미 거머쥔 상태에서 치러지는데다 홈 그라운드에서 열려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만은 사실. 차두리는 "그때하고는 상당히 다르다. 이미 확정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다. 그때보다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 들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차두리는 "2부리그에 비해 공격이 날카롭고 찬스를 살리는 것이 날카롭다. 90분 내내 집중을 해야 한다. 기회를 잘 잡았다고 생각해도 타이밍을 놓치면 골을 넣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