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인수가 아니더라도 직원들의 복지 증진 등을 위해 회사와 직원이 공동으로 자금을 출연,주식을 사들이는 신(新)우리사주제도(ESOP·종업원지주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직원들이 주식을 사면 그 주식 수만큼 회사가 추가로 배정해 주는 방식의 ESOP 제도를 시행 중이다. 올해도 지난 7월 129만주를 ESOP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대한전선도 840명 직원들에게 개인별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지분을 ESOP를 통해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직원들에게 돌아갈 주식은 약 150만주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측은 당시 "5년간 임금 협상을 경영진에게 위임한 대가로 ESOP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KT&G도 최근 자사주 61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시중 가격보다 낮은 값에 매각했고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은 지난 6월 생산직 및 사무직 전 임직원들에게 각 1만주씩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300만주가량을 매입,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ESOP를 도입했다. 최근 청산 논란에 휩싸였던 브릿지증권은 직원들이 ESOP를 결성,회사를 인수한 첫 번째 케이스가 됐다. ESOP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골든브릿지와 함께 회사를 인수,공동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초기 ESOP의 지분율은 10%이지만 장차 이를 50%까지 늘려 명실상부한 종업원 지주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ESOP측의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의 복지 증진과 이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ESOP 제도는 기업들 사이에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릿지증권같이 회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앞으로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대우 계열사와 같은 대기업에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는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