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15일 부동산시장 거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경고하면서 추가 부동산 대책 시행을 예고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2004년 부동산 금융 보고서'를 통해 "상하이의 부동산 거품,베이징 부동산개발 기업의 부채 경영,해외 투기자금의 유입 가속화,부동산 사기 대출 등으로 중국에 부동산 금융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상하이의 고급주택과 중고주택의 거품이 주시해야 할 수준까지 와 있다"며 "부동산가격의 급등이 거품을 만들고 있어 일단 거품이 꺼지면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는 은행에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이 공식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거품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베이징에서는 부동산개발기업의 자산 부채 비율이 2000~2002년에 81.2%에 이를 만큼 부채경영이 심각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지난해(1~11월)에만 222억위안(약 2조7750억원)의 외국자본이 유입된 상하이 부동산시장에 올 들어서도 외자유입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상하이에서 ㎡당 1만1000위안(약 137만5000원) 이상의 신규 고급 주택을 사들인 해외투자자금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고,같은 가격대의 중고 주택을 매입한 해외자금은 3.1배나 급증했다. 인민은행은 외국자본이 △부동산 투자사 설립 및 중국 부동산개발사 지분인수 △부동산개발사 채권 인수 △외국계 은행의 부동산 대출 △외국인의 부동산 구매 등 네 가지 주요 경로를 통해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개발사가 주택 구매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은행들로부터 주택구매자 지원용 자금을 대출받는 사기행위가 만연돼 금융 리스크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에서 개인 부동산대출은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1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동부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내 개인 부동산 대출 증가분 가운데 동부지역이 77%를 차지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일련의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올해와 내년에 일정부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개인부동산 대출은 올해 전년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부동산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으로 주택 청약제 폐지,부동산 대출 금리파생 상품 도입,고정 금리 대출 허용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