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우리사주조합(ESOP)이 기업을 인수한 첫 사례로 브릿지증권이 주목받고 있다. 브릿지증권은 영국계 BIH펀드의 자금회수 과정에서 한때 청산 직전의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 6월 기업구조조정조합인 골든브릿지와 브릿지증권 ESOP의 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든브릿지-브릿지증권 ESOP 컨소시엄은 당시 BIH가 보유한 브릿지증권 지분 78.29%를 1250억원에 전량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금액 가운데 870억원은 BIH가 유상 감자를 통해 회수하고 나머지 380억원은 컨소시엄이 지불하는 조건이다. 브릿지증권은 이에 따라 최근 임시 주총을 열어 유상 감자를 승인했으며 오는 9월20일 유상감자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측도 9월 말까지 잔금을 납입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브릿지증권 임직원들은 전원 퇴사 뒤 재입사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명예 퇴직금 일부와 회사의 지급 보증으로 마련한 차입금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브릿지증권 지분 12%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향후 실시될 예정인 유상 증자에 참여,지분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대표는 이와 관련,"브릿지증권을 기업 금융에 특화된 증권사로 키우기 위해 향후 1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실시,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민주적인 소유·지배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브릿지증권 임직원들의 증자 참여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측은 또 ESOP가 인수 주체로 참여하는 만큼 종업원들의 고용 승계는 물론 경영 참여도 허용하기로 했다. 브릿지증권은 2002년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했으며 그동안 BIH의 지속적인 자산 매각과 유상 감자,고율 배당 등으로 회사가 '빈 껍데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