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신한금융그룹 등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들이 블루오션전략 짜기에 본격 돌입한 것은 새 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 걸음 앞서 새로운 전략을 전사적으로 도입해 혁신에 관해서도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블루오션전략을 도입한 회사로서 이번 창시자 초청 전략 워크숍을 통해 원가절감 운동 중심에서 벗어나 새 고객과 새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새롭게 다듬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98년 VIP(Value Innovation Program)센터를 설립하고 김위찬 교수를 초청해 두차례 특강을 가졌다. 성과도 좋았다. 블루오션전략이 대표적인 경영도구로 뿌리내리면서 최근 4년간 5조원 정도의 원가를 절감했다는 게 자체 평가다. 전략수립의 보조도구로 3차원 가상현실(VR)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등 블루오션의 '삼성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올초 출간된 '블루오션전략'에 유일하게 언급된 한국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의 경우는 이번 전략워크숍을 통해 전자 관련 계열사 전반으로 블루오션전략을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수원 사업장에서 열리는 이번 워크숍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코닝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전자 관계사 대표 및 임원진 400여명이 참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G는 지난 5월 그룹 차원에서 블루오션전략을 본격 도입키로 선언한 뒤 LG전자를 중심으로 블루오션전략 짜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미 김,마보안 교수의 한국 대표사무소인 VIAC코리아와 함께 지난해부터 블루오션전략 도입을 위한 준비 과정을 마쳤다. '글로벌 톱3 컨퍼런스'로 명명된 이번 워크숍을 통해 LG는 혁신창출형 조직으로 재정비해 '1등 LG'를 향한 고삐를 바짝 조일 계획이다. 19일 오전 7시30분부터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마라톤 회의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을 비롯 LG이노텍, LG마이크론 등 전자 계열사 대표 및 임원진 100여명이 참석하는 전략회의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김, 마보안 교수가 참여하는 세션에서 '글로벌 톱 3' 달성을 위해 LG전자가 펼치고 있는 가치혁신 사례를 소개하고 창시자들의 평가를 들을 계획이다. 또 구체적인 적응방안과 개선점을 논의하는 등 블루오션전략의 실행 방안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는 신한.조흥은행의 합병 등 내외적인 변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래전략연구소(FSB) 주관 아래 블루오션 전략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국내 금융계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블루오션전략의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한은 또 VIAC코리아와 함께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은행 내에는 블루오션 스터디팀도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이번 워크숍에선 금융권 환경변화와 신한·조흥 통합을 앞두고 혁신을 통한 새로운 전략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대출금리 할인과 예금금리 인상을 통한 출혈경쟁(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가 존재하는 블루오션을 통해 슈퍼은행으로 발돋움하자는 취지다.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들이 블루오션전략 짜기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이제까지 '학습차원'에서 블루오션을 검토한 많은 기업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병연·김형호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