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쓰는 펜의 위대함 '전설의 여기자 오리아나 팔라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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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운명을 결정지어온 이들이 보통사람과 달랐던 점은 그들의 지성도 힘도 해탈의 경지에 이른 사상도 아니며 오직 보다 원대한 야망 하나뿐이었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여성 언론인 오리아나 팔라치(74)가 한 말이다.
세계적인 정치 거물들을 상대로 한 신랄한 질문과 비판,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누비는 종군기자,'인샬라'로 헤밍웨이상을 받은 소설가,우주비행사들과의 인터뷰와 NASA(미항공우주국)에 대한 폭로기사….
그의 평전 '전설의 여기자 오리아나 팔라치'(산토 아리코 지음,김승욱 옮김,아테네)가 번역돼 나왔다.
193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독재정권 아래서 자랐다.
지하 레지스탕스 운동에 가담한 아버지를 따라 나치 반대 투쟁단체 '자유를 위한 자원봉사단'에 가입하면서 일찍부터 정치권력 남용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키웠다.
16세에 언어의 힘을 알게 돼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던 그는 자신의 무기인 펜으로 위대한 정치 인터뷰어가 됐다.
야세르 아라파트,인디라 간디,빌리 브란트,아야툴라 호메이니,헨리 키신저,덩샤오핑 등 수많은 권력자들에게 퍼부은 그의 공격적인 질문들이 '역사와의 인터뷰'라는 책에 실려 있다.
이 책은 미국 교수들의 인터뷰 기법 관련 교재로 쓰이고 있다.
종군기자로서 그는 베트남전쟁에서 중동전쟁,소련의 헝가리 침공,아프가니스탄 내전,1990년대 걸프전까지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전쟁터의 참상을 전했다.
그는 현재 미국 뉴욕에서 암투병 중이며 지난해 펴낸 '이성의 힘'에서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돼 있다.
464쪽,3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