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지구촌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연료비를 줄이기 위한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으며 교통비 보조금을 줄이거나 재택근무를 시키는 회사도 등장했다. 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나 자전거 판매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아이디어가 만발하면서 에너지 절약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주장까지 떠돌고 있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자 소비자들이 주말 장거리 외출을 삼가는 등 평소 알고 있던 기름값 절약 상식을 총동원하고 있다. 또 미국 조지아전력과 제너럴일렉트릭 에너지가 직원들에게 연료비 지원을 중단하면서 재택근무를 지시했고,애틀랜타의 한 업체도 카풀을 이용하는 직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기업들이 비상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차량 안에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고 과속·급가속을 하지 않는 전통적 방법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인근 주유소 이용 안하기 △대형 차량 뒤에 바짝 붙어 달리기 △에어컨 끈 채 창문 열고 달리기 등 신종 절약 기법도 등장했다. 이와 관련,LA타임스는 고속도로 인근 주유소의 경우 임대료가 높아 기름값이 비싼 게 일반적이어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대형 차량 뒤를 따라갈 경우 공기저항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사고 위험이 있으며 에어컨을 끄더라도 창문을 열면 공기저항이 커져 절약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료비를 줄이면서 건강도 챙기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 작년 미국의 자전거 판매량은 1900만대에 달했다. 이는 1970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최고치다. 고유가는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 바꿔놓고 있다.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시들해진 대신 운영비가 적게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카가 인기를 얻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