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관련 업계에 '사면 특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면허 필기시험 문제집 판매가 폭증하는가 하면 운전면허 신체검사를 받으려는 응시자들이 면허시험장 근처 병원으로 대거 몰리면서 병원들이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면허시험장이 응시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비용은 비싸지만 손쉽게 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는 운전 전문학원도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8·15 특별사면으로 무면허 운전과 음주 운전 경력 때문에 면허를 딸 수 없었던 34만여명이 지난 16일부터 면허시험 응시가 가능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17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운전면허 필기시험 문제집의 하루 판매량이 최고 4배 급증했다. 필기시험 문제집 시장의 70%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크라운출판사의 경우 사면이 발표된 지난 12일 이후 전국적으로 하루 1만권 이상의 문제집이 판매되고 있다. 이는 하루에 2500권 정도가 팔린 지난달에 비해 4배 늘어난 수치다. 대형 서적 매장인 '반디 앤 루니스' 코엑스점에서도 16일(화요일) 운전면허 문제집 판매량이 30권을 기록,사면이 발표되기 전주 같은 요일인 9일(23권)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속에 교보문고는 소비자 만족 차원에서 18일부터 면허 관련 문제집을 최고 40%까지 할인,판매하기로 했다. 8·15 사면은 병원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병원들이 운전면허 신체검사 전문 지정병원의 간판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신체검사 장소로 이용되지 못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응시자들이 편의상 면허시험장에서 신체검사를 해결해 왔기 때문이다. 시험장측이 집중된 응시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분산시키면서 시험장 근처 병원들을 중심으로 사면효과를 보고 있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인근에 있는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평소 하루 3명에 불과하던 신체검사자가 16일 갑자기 99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시험을 직접 볼 수 있는 운전전문학원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반 면허 시험장보다 비용은 많이 들더라도 손쉽게 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전국운전전문학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일 656명이었던 하루 접수량이 16일에는 2배가 넘는 133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같은 특수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운출판사 김원범 본부장은 "2002년에 단행됐던 사면 당시에도 반짝 호황을 누렸다"며 "이번 사면 특수도 오래가지는 못해 길어야 8월 이내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유승호·김현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