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편성은 불가피하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가 빚만 늘렸다.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한나라당과 재정경제부가 17일 추경예산 편성과 감세정책,수도권 규제완화 등을 놓고 충돌했다. 박근혜 대표 주재로 한덕수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양측은 경제살리기 해법을 놓고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박 대표는 먼저 추경 편성에 대해 "8년째 추경을 하고 있는데 국가 빚만 늘렸다"며 "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 부총리는 "그동안은 세수에 여유가 있었지만 올해는 국회에서 요구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즉 작년에 통과시킨 것을 집행하기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고 추경 편성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어 수도권 공장신설 허용과 관련,"3조5000억원의 투자가 기다리고 있다"며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배려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부총리는 "이달 안으로 잘 검토해서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 큰 틀을 유지하면서 개별적으로 가능한 사안은 검토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나라당은 이 밖에 감세를 통한 경기활성화 방안,고유가 지속에 따른 유류세 인하방안,해외소비 증가에 따른 대책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감세정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섰다. 이날 회의는 한나라당이 최근 기획예산처와 추경 관련 협의를 하면서 경제부총리가 경제상황을 설명해줄 것을 제의해 성사됐다. 경제부총리가 야당 대표에게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보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소야대' 이후 제1야당의 위상변화를 짐작케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