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영암과 충남 태안에 들어설 기업도시 시범사업 후보지에 대한 재심의(25일)를 앞두고 이들 지역의 최종 선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2곳은 후보지 종합평가 결과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환경보전 대책 미흡과 농지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달 시범사업 선정이 보류됐었다. 정부 내 기류는 해남·영암의 재심의 통과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태안도 토지수용 문제 등이 거의 없고 기업도시 조성사업이 조기 가시화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재심의 통과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농림부가 농지전용 문제로 고민하고 있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림부,농지보전-균형발전 지원 놓고 고민 종합평가 결과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 태안의 재심의 통과가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대규모 간척농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경우 농지전용 억제 방침과 상충되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기업투자를 유도해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정부의 기업도시 정책목표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해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정부 내 다른 부처나 전문가들은 "국내외 농업환경 변화로 농지정책 기조가 선별적 개발 허용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균형발전 차원에서 시범사업을 허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태안군도 △기업도시특별법에서 정한 개발이익의 100%를 기반시설 및 공공시설에 재투자하고 △식량위기가 닥칠 경우 전체 개발면적(472만평)의 63%인 300만평을 즉시 농지로 환원하며 △5급수로 전락한 부남호의 수질을 2급수로 개선키로 하는 등 농림부 등의 우려에 대한 담보장치를 제시해 놓고 있는 상태다. ◆태안군,재심의 통과 확신 태안군은 농림부가 부담을 느끼는 농지전용 문제 등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한 만큼 재심의 통과를 확신하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사업대상 토지는 염분 농도가 높고 인근 부남호의 수질까지 악화돼 농업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곳"이라며 "시범사업으로 확정된 무안이나 무주는 물론 해남·영암 쪽에도 농업진흥지역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마당에 태안만 농지전용을 문제 삼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법상 개발이익 재투자 비용(454억원)보다 훨씬 많은 1800억원이 기반시설 등에 투입되는 만큼 특혜시비는 있을 수 없다"며 "민간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균형발전을 달성하자는 기업도시의 취지를 감안하면 재심의 통과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낙중 태안군 개발위원회 위원장은 "국립공원 지정,간척지 매립 등으로 농·어업 기반이 무너져 지난 89년 8만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6만3000명으로 줄었다"며 "재정자립도가 23%에 불과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해남·영암은 통과 확실시 전남 해남·영암은 재심의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른바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조성사업)로 알려진 이곳은 애초부터 전국에서 낙후도가 가장 심한 호남권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사실상 사업을 주도해온 지역이다. 이곳은 특히 지난달 재심의 결정을 받을 때도 환경보전 대책만 보완하면 기업도시로 성공 가능성이 높고 세계적인 복합관광레저도시로 개발하려는 정책목표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