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銀-경남銀 '안방 빼앗기' 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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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뛰어넘어 새로운 수익을 찾는다.'
지방은행들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 은행의 '텃밭'을 매몰차게 공략하고 있다. 연고지에 의존하는 방식의 영업패턴으로는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상대 은행 안방을 공략하며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대구은행도 영업 무대를 경북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쟁은행 텃밭까지 공략
부산과 경남의 대표적인 지역은행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서로의 '안방'에서 격돌하고 있다.
그 동안 지역기업들의 역외이전 등으로 부산과 경제적 연관성이 높은 김해 양산 등을 주로 공략해 왔던 부산은행은 경남은행 텃밭인 울산 외곽 지역 등으로 마케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부산은행은 통장 보유 기준으로 부산지역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반면 경남과 울산지역의 점유율은 7~8%에 그치고 있어 점포 재배치 등을 통해 이 지역의 점유율을 3년 내 2배 수준인 1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경남은행도 지난 달 부산의 대표적 공단지역인 녹산지역에 지점을 개설하고 최근에는 부유층 고객 밀집지역인 해운대 신시가지에 부산에서 7번째 지점을 내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경남은행은 최근 구조화신탁팀을 신설하는 등 신탁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방 금융소비자들 가운데 비교적 까다로운 부산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판매한 '한일드림모아 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 1호'의 경우 250억원어치가 첫날 마감되는 영업 성과를 벌써부터 내고 있다.
◆미답지(未踏地)를 개척하라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조직개편을 통해 경북지역본부를 경북1(포항)지역본부와 경북2(구미)지역본부로 나누고 각 본부장에 임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도록 했다. 이 지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 지난 4월 포항본부에서 '비전 선포식'을 겸한 부점장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3·4분기 부점장 회의는 구미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통상 대구은행의 부점장 회의는 대구 본점에서 갖는 게 관례였다.
대구은행이 이처럼 경북지역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대구지역의 여·수신 점유율이 각각 37,42%에 달해 더 성장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 경북지역의 여·수신 점유율은 15∼16% 수준으로 각각 30%수준까지 끌어올릴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북지역 공략강화 효과는 상반기실적에서 확인되고 있다. 경북지역의 수신증가율은 대구(2.6%)의 6배수준인 15.5%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증가율 역시 대구지역이 10.0%에 그친 반면 경북지역은 14.3%에 달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