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첫걸음은 더치페이 실천"..유원형 기업윤리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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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내야 할 몫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문화가 'X파일' 같은 사태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기업윤리도 거창한 구호보다는 자기 몫을 내는 '더치페이' 실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윤리임원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유원형 신세계 부사장은 18일 전경련 회관에서 국내 40대 대기업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기업윤리임원협의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유 부사장은 신세계가 시행하고 있는 '신세계 페이 캠페인'을 소개하며 "향응이나 금품수수 등의 비리를 차단하고 왜곡된 접대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각자 자기의 몫을 책임지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세계는 지난 4월부터 '계산은 나누고,정은 모으고'란 슬로건을 내걸고 더치페이 캠페인을 펼쳐오면서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협력 회사가 일방적으로 접대비를 계산한 경우 금액의 절반을 다음날 경비로 처리토록 하는 동시에 2회 이상 어기는 업체에는 불이익을 주는 공문까지 발송했다.
이후 월 4000건 정도의 '신세계 페이' 실천 건수가 사내 인터넷에 접수돼 현재까지 총 1만5920건에 달하고 있다.
유 부사장은 "처음에는 모두 생소하게 여겨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음지의 접대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접대비 축소 등으로 비용 절감 효과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다수 기업 임원은 그의 설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더치페이 문화의 확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기업윤리임원협의회 주최로 공동워크숍을 갖고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 부사장은 "기업이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것도 일종의 더치페이"라면서 "조만간 윤리 담당 임원들이 모여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경영의 기준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