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최근 사흘째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잇따라 팔고 있다. 외국인들이 양 시장에서 동시에 사흘 연속으로 순매도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이에 따라 18일 지수도 20포인트 이상 급락,20일 이동평균선(1102.04포인트)을 하향돌파하며 11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지속,미국 금리 상승 등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외국인들이 보유 종목 교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증시의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어 외국인들이 추세적으로 장에서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주춤하는 외국인 6∼7월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약해졌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1조74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8월 들어선 18일까지 298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510억원,198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18일에도 652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최근 1주일 동안 삼성중공업 주식 600만주를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 KT 하나은행 INI스틸 등을 100만주 이상 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매일 100억∼200억원씩 순매도 중이다. 이에 대해 고공 비행 중인 국제유가와 단기 조정에 들어간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가격이 많이 오른 종목을 팔고 다음 매수 시기를 조정하며 종목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이 일단 보유 주식을 줄이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고유가에 따른 불안감으로 이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증시뿐 아니라 해외 주요 증시가 같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밀려도 1050선은 지킬 것" 외국인들의 매도는 지수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정은 길지 않고 밀려도 1050선은 지킬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3월에도 1000포인트를 넘어서자 곧바로 순매도로 전환,지수를 900대 중반까지 끌어내린 적이 있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단기 목적으로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며 "종합주가지수는 107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파트장도 "최근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매도세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매수세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추가 하락하더라도 1050선에서는 지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동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상무는 "미국의 금리 상승 추세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해졌다"며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상무는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까지 밀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