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내우외환 경제 더이상 방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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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고유가(高油價)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한다.
주요국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리는가 하면 물가가 상승하고 기업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도 뚜렷하다고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죽을 쑤고 있는 판에 대외 여건마저 급격히 나빠지고 있으니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은 에너지 대책 마련에 안간 힘을 다하고 있다.
석유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물론 대체연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정유능력을 크게 확충하고 있는 점 등이 그런 노력을 한 눈에 보여준다.
고유가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고유가에 따른 충격 역시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유가상승은 필연적으로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게 마련이고 그 여파로 교역조건 역시 크게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국내총생산이 0.2%씩 하락한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 상황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소비와 투자 부진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언제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동아시아 최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 것은 물론 올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도 당초의 4.2%에서 3.7%로 0.5%포인트나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기는커녕 소모적 정쟁(政爭)이나 일삼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과거사 논란이나 연정(聯政) 시비 같은 정치 놀음으로 날을 지새고, 불법도청된 X파일을 빌미로 반기업정서나 부추기는 것이 하루하루 먹고 살기조차 힘든 국민들에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게다가 국내 최고 대우를 받는 대기업 근로자들까지 나라경제엔 아랑곳하지 않고 툭하면 파업을 벌여 산업현장을 마비시키고 있으니 어떻게 경제 회생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말 이대로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왜 아시아권에서조차 최하위로 처지게 됐는지 그 원인을 냉철히 분석하고 시급히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하루빨리 경제 살리기에 국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