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럽 컨설팅회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기업들의 평균수명은 13년이었다. 미국의 2000개 IT기업과 기술 관련 대기업의 평균수명은 10년이었다. 한국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55년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100위권 안에 남아 있는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당시 1위였던 삼양사와 1965년 1위였던 동명목재는 이미 100대 기업에서 빠졌고 1975년 1위였던 대한항공은 24위로 밀렸다. 반면 1975년만 해도 27위였던 삼성전자는 1위에 올랐다. 그룹사의 경우도 1964년 10대 그룹 중 삼성과 LG만이 10대 그룹에 남아 있다. 이처럼 모든 기업들은 항상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면 소멸될 수밖에 없다. 반면 이런 도전을 성공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기업들도 있다. '대한민국 장수기업의 조건'(방규식 외 지음,해토)은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어떻게 하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지를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교보생명 오리온 농심 유한양행 안철수연구소 등은 여러 위기와 시련을 지혜롭게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다. 철저한 시장분석과 과감한 투자,탁월한 디자인과 고품질 제품으로 세계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세상의 흐름을 먼저 읽고 세계최초의 제품들을 탄생시켰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가는 LG전자.기술혁신과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로 세계철강의 최강자가 된 포스코.남다른 기업이미지를 지켜나가면서 볼륨에서 밸류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가는 교보생명. 이밖에 대표상품 초코파이를 가지고 있는 오리온은 맛과 재미를 연결시켜 케이블TVㆍ공연기획ㆍ영화산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종합 문화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다. 새우깡 신라면 등 다수의 대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농심은 독특한 마케팅과 신사업 개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사원주주제를 도입하는 등 일찍이 사회공헌을 실현했으며,안철수연구소는 위기 경영과 혁신으로 벤처 신화를 창조했다. 이 책은 이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와 특별한 경영 교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장수기업의 공통 조건으로 윤리 경영을 꼽은 점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과 동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8개 기업의 성공은 그들 나름의 확고한 경영 마인드가 강력한 실행력과 결합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리드해가는 그들의 경영 마인드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경영자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멈출 기미가 안 보이는 고유가 추세,소비 침체와 투자 부진,경쟁사와 후발주자들의 추격 등 우리를 둘러싼 기업환경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과연 어떻게 이 어려움을 긍정적인 기회로 재창조해낼 것인가. 여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8개의 대한민국 슈퍼기업이 있다. 이 기업들과 함께 그 돌파구를 찾아보자.368쪽,1만2000원.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