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배운다] 퇴근후엔 나도 무에타이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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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두 시간가량 정신없이 샌드백을 두들길 때만큼은 나 자신이 어느 회사의 누구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립니다.직장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펀치와 함께 말끔히 날려보낼 때 느끼는 희열은 아마 다른 사람은 모를 겁니다."
퇴근 후 매일 '무림 세계'에 빠져들면서 생활의 활력소를 찾는 남자가 있다.
웅진씽크빅 광고홍보팀 주임인 정성문씨(30).정씨는 지난 5월부터 집 근처 체육관에서 태국 전통 무예인 무에타이를 배우고 있다.
웰빙 문화의 영향에다 주5일제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취미 생활을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그가 택한 것은 무에타이.왜 하필 거칠고 격렬한 무에타이였을까.
"뭔가 재미있고 특이한 걸 해 보고 싶었죠.거칠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죠.골프를 시작해 보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골프는 나이가 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데다 격투기는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못할 것 같았어요."
무에타이를 배운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설마 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정씨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 중인 조재일 주임은 "그전까지 회사에서는 '매너 좋고 부드러운 남자'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경계의 눈빛을 보내는 요주의 인물이 됐다"며 웃었다.
그렇게 부드러운 남자였기 때문일까.
처음 찾아간 무에타이 체육관의 분위기는 그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태국 현지에서 무에타이를 배우고 온 해병대 특수수색대 출신의 관장은 "취미로 1주일에 세 번만 배우면 수강료가 얼마냐"고 묻는 그에게 대뜸 "그렇게 하려면 나오지 말라"며 '군인 정신'을 요구했다.
체육관에 드나들 때마다 입구에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다음 "금강" 하고 짧게 구호를 외치도록 돼 있는 체육관 규칙도 그에겐 생소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한 번 보여달라고 하자 정씨의 눈빛이 달라졌다.
기자의 얼굴을 향해 다리를 쭉쭉 내뻗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대학생이던 200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어학 연수를 갔다가 우연히 이종격투기를 보고 매력을 느껴 현지에서 '카타복스'라는 무술을 석 달간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나름대로 무림 세계와 인연이 있었던 것.
그렇다면 무에타이가 그의 일상에 가져다 준 변화는 무엇일까.
그는 "매일 두 시간씩 꾸준히 운동한 덕분인지 입사 동기들과 비교해 보면 다섯 살쯤은 어려 보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직장생활 중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도 술과 담배에서 무에타이로 바뀌었다.
"운동해서 건강해지고 스트레스도 풀고 게다가 술 담배까지 줄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든 격투기의 기본은 복싱이에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복싱과 유술(브라질식 유도),그외 이종격투기 선수들이 구사하는 무술들을 차례차례 배워 보고 싶어요."
무에타이에서 얻는 기쁨이 정씨를 무림 세계로 깊숙이 끌고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글=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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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에타이 배우기 Tip ]
수강료는 월 8만원.팬츠와 글러브 등은 체육관에서 지급하거나 대여해 준다.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서라면 스파링없이 배우는 것도 가능하다.
[ 포털별 유명 커뮤니티 ]
◆다음 (http://cafe.daum.net/muaythai) 초보자부터 선수까지 다양한 수준의 회원들이 가입.회원 수 2만2000여명.
◆싸이월드 (http;//muaythaiclub.cyworld.com) 접속 후 '무에타이 체육관 소개'를 클릭하면 전국 각지에 있는 60여개 무에타이 체육관의 대표자 이름,주소,전화번호,홈페이지 등을 볼 수 있다.회원 수는 1271명.
◆네이버 (http;//cafe.naver.com/andyhug.cafe) 회원 수 6만5000명.무에타이 외에도 태권도,유도는 물론 가라데,유술 등 다양한 격투기 소모임과 회원들의 수련기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