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시장이 선물시장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는 이른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증시에 경계심리가 팽배해 있다는 점을 이용해 현물과 선물시장을 연계한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외국인이 선물을 1만계약 이상 매도한 가운데 지난 18일 모건스탠리 창구에서는 하루 동안 22만5000주의 삼성전자 매물이 집중 출회됐다. 당일 삼성전자 거래량의 34%이며,금액으로 약 125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4개월 새 가장 큰 3.0%의 하락률을 나타냈고,종합주가지수도 20.54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선물가격 하락과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 악화로 이어져 2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시켰다. 힌국증권투자상담사회 최병화 회장은 "최근 외국인들이 선물을 1만계약 이상 매도한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삼성전자 집중 처분은 주가 하락을 유발해 파생상품에서 차익을 얻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거쳐 실행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