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신형 그랜저를 산 박현식씨는 요즘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 덕분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센터 안내원이 목적지로 가는 경로를 모니터에 띄워주니 이젠 초행길도 문제 없다.


증권 날씨 뉴스 등 궁금한 정보도 버튼 하나로 척척이다.


길이 막혀 짜증난다고?


그럴 땐 최신 액션 영화를 틀면 그만이다.


DVD플레이어 스위치만 누르면 차안은 어느새 작은 영화관이 된다.


자동차가 즐겁고 편안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엔터테인먼트 및 편의 장치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보다 재미있게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통신업체들과 손잡고 텔레매틱스 서비스 보급을 확대하고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모젠 서비스를,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각각 '에버웨이'와 'INS-300'이라는 이름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6~7인치 와이드 모니터와 DVD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기본.현대차 에쿠스와 쌍용차 체어맨,GM대우의 스테이츠맨,캐딜락 STS 등 대부분 고급차들이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부는 5.1채널 12스피커까지 달아 '카 시어터'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도록 꾸몄다.


특히 볼보 S80 이규제큐티브는 모니터를 이용해 전자오락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고,재규어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는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DMB 수신기를 장착했다.


BMW 뉴7 시리즈와 아우디 A8에 각각 장착된 'i-드라이브'와 'MMI'는 오디오 TV DVD 내비게이션은 물론 차량 상태까지 한 번에 컨트롤할 수 있는 진일보한 시스템.특히 7 시리즈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LG전자 휴대폰을 기본 장착한 게 돋보인다.


폭스바겐 페이톤의 경우 전자동 마사지 기능을 갖췄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뉴 SLK는 겨울에도 오픈카의 모든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에어 스카프' 기능을 달았다.


목 뒤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몸을 감싸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덮개를 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다 편하게


운전의 즐거움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종 편의장치와 안전장치 역시 운전자의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준다.


그랜저에는 열쇠를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키 시스템'을 적용,번거로움을 덜었다.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힌다.


캐딜락 STS는 차 밖 60m 거리에서 리모컨으로 시동은 물론 운전자 좌석 및 차내 온도까지 조정할 수 있다.


아우디 A8은 기어박스 옆에 있는 지문인식 시스템에 손가락을 대면 사전에 입력한 대로 운전석 시트와 사이드 미러 등이 자동 조절된다.


어린이를 위한 편의 사양도 눈여겨 볼 만하다.


볼보의 SUV인 XC90은 2열의 가운데 의자를 30cm까지 운전석으로 당길 수 있도록 설계,운전하는 부모가 아이를 더 가까이서 보살필 수 있도록 했다.


푸조 807HDi는 운전 중에 뒷좌석 아이들을 수시로 살펴볼 수 있도록 '차일드 미러'를 별도로 장착했다.


크라이슬러의 그랜드보이저에 탑재한 '스토우앤드고' 시스템은 공간 활용의 편리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2억2100만달러를 들여 개발한 이 시스템은 뒷좌석을 접어 적재 공간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아예 좌석을 차량의 바닥 안으로 완전히 집어넣는 방식이다.


첨단 안전 시스템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랜드카니발에는 세계 최초로 차 바퀴 안쪽의 스노 체인 공간을 활용해 회전반경을 10% 이상 줄인 '회전반경 제어장치'가 적용됐다.


쌍용차 카이런에는 급경사를 내려갈 때 버튼 하나로 차량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경사로 저속주행장치(HDC)'가 갖춰졌다.


포드의 세단인 파이브헌드레드는 운전석 높이를 동급 차량보다 4인치 높게 설계해 마치 SUV를 모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