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바이오주(株)가 증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올초 893.71포인트로 시작했던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2일 1130.22로 연중 최고치를 돌파한 데에도 바이오·제약주의 활약상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바이오주의 급상승세에 대해 '활황'을 넘어 '버블'이라는 분석도 벌써 나온다. 최근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주가 조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바이오주 인기=침체됐던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바이오주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과 줄기세포 붐을 일으킨 '황우석 신드롬' 등의 이슈가 바이오주 활황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줄기세포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주요 테마로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산성피앤씨 부광약품 조아제약 마크로젠 등이 이런 줄기세포 테마주로 분류돼 동반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부터 유엔의 배아복제 금지조약 포기,각국의 줄기세포 연구 허용,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 발표 등 이슈가 터져나올 때마다 강세 행진을 벌여왔다. 하지만 동시에 이슈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뉴스성 주식'이라는 한계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줄기세포가 아직 사업성이 불투명한 분야라는 점을 약점으로 꼽는다. 실제로 줄기세포 관련 매출은 아직 전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포스트와 라이프코드는 제대혈 보관 서비스라는 매출 기반을 바탕으로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수행,주목받았다. 렉스진바이오텍은 미국 현지 투자사인 렉산의 신약 개발 뉴스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쎌바이오텍 에스디 마크로젠 등은 탄탄한 실적을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바이오주들의 강세와 더불어 제약주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녹십자 대웅제약 중외제약 등 대부분의 제약 종목들이 지난해 말부터 강세를 보였다. ○돈도 몰린다='우리나라에서 바이오 분야로 투자받기는 어렵다'는 것도 이제 옛말이 됐다. 상장 업체들의 바이오 사업 투자가 줄을 잇는가 하면 상당수 바이오 관련 업체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증시 자금을 휩쓸고 있다. 올 들어 바이오 관련 업체의 주요 유상증자 사례는 30여건에 달한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만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성피앤씨를 비롯해 씨오텍 동진에코텍 서울일렉트론 등이 바이오 회사에 투자한 뒤 증자에 나서 많게는 200억원 이상을 끌어모았다. 바이오 업체로는 렉스진바이오텍 이지바이오가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쎌바이오텍과 라이프코드도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상장업체들의 바이오 분야 투자도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업체들이 7월 이후에만 20여건의 주요 공시를 냈다. ○선 순환 투자구조 돼야=최근 들어서는 '바이오'란 이름만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리기가 점차 힘들어 지고 있다. 상장 업체들이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시한 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이오 투자 자체만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기는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과열 양상이 다소 조정을 받으면서 실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벤처기업이나 이에 투자한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