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은 오는 10월부터 바이오벤처 인투젠과 공동으로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신약 'SK-3530'의 임상 3단계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지난 1998년부터 공동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임상 1단계 시험에 이어 지난 3월 임상 2단계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양측은 내년 3월께 임상시험을 완료해 오는 2007년 제품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바이오벤처 기업과 제약회사 간 공동 연구개발(R&D) 프로젝트가 신약개발의 새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이오벤처가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면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에 함께 참여해 상품화를 주도하는 분업 시스템이다. 자금력이 달리는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비와 생산 시설을 확보할 수 있고 제약회사는 우수한 기술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동안 신약개발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제약회사들도 글로벌 연구개발(R&D) 경쟁 격화로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바이오벤처와의 연구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벤처와 제약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SK케미칼-인투젠,이연제약-바이로메드,동아제약-크레아젠,대웅제약-햅토젠 등 3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와 공동으로 내년 초 서울대병원에서 관상동맥질환 유전자 치료제 'VM-202'의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가 개발한 이 치료제의 국내 판권을 갖는 대신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단계별 기술료 및 제품화 이후 일정액의 로열티를 제공키로 했다. 동아제약은 크레아젠과 함께 신장암 세포치료제 크레아백스의 2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제약이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지원과 시제품 생산을 맡고 있으며 2007년께 크레아백스가 상품화될 경우 양측은 판매수익을 반씩 갖는다. 동아제약은 바이로메드와 허혈성 족부질환 유전자치료제 'VMDA-3601'의 2단계 임상시험도 함께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영국 스코틀랜드 바이오벤처 햅토젠과 인간 항체를 이용한 감염성 질환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햅토젠은 항체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제공하며 대웅제약은 치료제 생산을 위한 동물세포 배양,정제 개발 등을 진행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지난 2월엔 펩트론과 공동으로 개발한 인체 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항암제 '루피어데포주'를 개발해 선보였다. 태평양제약은 메디톡스가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보톡스 주사제의 임상시험을 지난해 마치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유한양행은 지난 3월 휴마시스와 공동으로 병원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제약회사가 많지 않아 바이오벤처들의 연구성과를 제약업계에서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모 바이오벤처사가 올해 초 미국 머크사에 신약후보 물질을 공급키로 하는 등 바이오벤처의 연구성과가 다국적 제약사로 넘어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정섭 산은캐피탈 바이오전문펀드매니저는 "앞으로 1~2년 내에 바이오벤처와 제약회사 간 공동연구의 성과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제약회사들이 바이오벤처와의 연구협력 투자를 크게 늘려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