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 향상을 위해 자동변속기의 단수를 높이는 '기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유가로 연료 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등이 전통적으로 3,4단인 기어 단수를 6,7,8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자동차의 기어 단수가 높아지면 작은 동력으로 출발할 수 있고,고속 주행시에도 동력 소모량이 줄어들어 그만큼 연비가 향상된다. GM은 포드자동차와 함께 6단 자동변속기를 개발,자사 자동차의 2006년 모델에 적용키로 했다. GM은 2010년까지 6단 자동변속기를 해마다 300만개씩 생산할 계획이다. 포드도 올 가을 6단 기어를 채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러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폭스바겐은 신형 제타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는 대부분의 신형 모델에 7단 기어를 채용키로 했다. 도요타는 한 발 더 나아가 최고 단수인 8단 자동변속기를 렉서스 브랜드에 장착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인 CSM월드와이드에 따르면 기어 단수가 4단에서 6단으로 높아지면 연료 효율이 3~7%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1ℓ로 8.4km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8.7~9.0km로 늘어나는 셈이다. CSM월드와이드의 애널리스트 캐이시 셀렉만은 "1년에 2만4000km를 운행하는 운전자는 연료비 100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며 "개인에게는 큰 액수가 아닐 수 있지만 연비 향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업체들로선 중요한 경쟁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무작정 기어 단수를 높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